본문 바로가기

Spain

(4)
가난한 여행 illustration by Ri 2009.4 Barcelona "메에헤에에에 - 메에헤에에에- ""고트?""노오오 - 메에헤에에에 - 메에헤에에에-""아 - 쉽!!" 그러니까.. 그녀도 그녀의 영어가 온전한 스페인 사람의 발음인 걸 알고 있었고,그녀를 바라보는 내 눈 속의 혼란스러움을 발견했을 거야. 시원스러운 미소와 서글서글한 눈매를 가진 웨이트리스는 경쾌하고 발랄하고 사려 깊게 작은 체구의 동양인 친구를 챙겨줬어.가게의 깊숙한 부분은 흰색 돌벽으로 세워진 동굴 같았어. 내가 앉아있는 2인용 테이블이 내 왼편으로 세 개 정도 있었고, 나머지 네 팀의 테이블에서는 모두 대여섯 명씩 모여 대화에 집중하고 있었어. 이미 시간은 점심시간이 지난 지 오래인데도 이 사람들은 도무지 일어날 생각들이 없어 보였어...
초록비가 내리던 날, 바르셀로나 기운이 쭉 빠졌다. 눈이 가는 곳마다 경이롭게 빛나던 바르셀로나의 풍경이 눈 깜짝할 새에 축축한 도둑놈 소굴로 바뀌었다. 숲과 돌 내음이 나는 무거운 녹색 비는 순식간에 나를 적셔가고,내 몸엔 우중충한 이끼가 돋아났다. 오직 숙소로 돌아가는 길만 기억하는 이끼 비둘기가 되어 어두침침해진 그 거리 위에 뒤뚱거렸다. the first day in Barcelona
람블라스 거리의 예술가들 2009.4 La Rambla - 디지털은 손쉽다. 없는 돈을 짜내 캔버스나 물감을 살 필요도 매일 붓을 빨아야 할 필요도 없다. 현기증 나는 유화용 기름 냄새를 맡지 않아도 되고, 완성된 캔버스가 차곡차곡 쌓여 공간이 비좁아지지도 않는다. 더디고 불편하지만, 캔버스 위에 그림을 그리는 일은 고흐의 그림만큼이나 매력적이다. 그리고 돈키호테만큼이나 무모하다.
까사밀라에서 까딸루냐 박물관까지 casa Milā 입장료를 내고 들어가야하는 까사밀라에는 사람들이 살고 있다. 투구모양의 굴뚝에서는 욕실 냄새랑 화장실 냄새도 났다. 까사 밀라의 주인장 밀라와 함께 - Museu Nacional d;Art de CatalunyaMonjjuïc 까사밀라에서부터 지하철과 두 다리로 걸어 걸어 땀 나게 찾아 온 까딸루냐 미술관은 일요일이라 휴관이었다. 일요일에 휴관을 하는 정상적임에 박수를 보낸 후 허탈함을 실은 발걸음으로 터덜 터덜 발 길을 돌리는데, 계단 앞 쪽으로부터 아름다운 선율이 들려왔다. 올백머리의 잘생긴 스페인 남자가 감미롭게 기타를 울리고 있었다. 순간 주위의 풍경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계단 여기 저기에 앉아 조용히 기타 연주를 감상하고 있는 여행자들의 여유로움이, 새파란 하늘과 하얀 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