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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 Note/UK

여행자의 도시


Baker street , London



내가 스타벅스에 들어와 통유리로 만들어진 창가 자리에 앉아 커피를 기다릴 때부터

그가 그 자세 그대로 그 자리에 앉아 통화를 계속 하고 있었는지는 잘 모르겠다.
처음에 나는 바로 눈앞에 펼쳐진 신기한 광경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몸에 딱 맞는 푸른 양복에 갈색 구두를 신고 새하얀 터번을 머리에 두른 멀끔한 사람이 지나갔다.
차들이 쉴 틈 없이 지나는 도로 옆 카페 앞의 야외 테이블에서는
서로 안면도 없어 보이는 사람들 두서너 명이 한마디 말도 없이 작고 둥근 테이블을 공유하고 있었고,
햇볕이 내리쬐어 빛나는 인도 위로는 무채색 옷을 사랑하는 도시 사람들이 무표정한 얼굴로 바쁜 듯 스쳐 지나가고 있었다. 

 다들 관심 없는 듯 시선을 멀리 두었지만, 은근히 모두를 신경 쓰는 듯한 그들의 행색과 표정은,

내 눈에는 모두가 시크한 모델이나 배우처럼 보이게 했다.


그는 계속 통화 중이었다.
나는 그를 처음 보았을 때 공사장 인부라 짐작했지만,
그가 공사장 인부인지 거리의 청소부인지는 확실히 알 수 없었다.
그가 형광색 안전 조끼를 입었고 근처에 공사 중인 장소가 있어 공사장 인부라 짐작했으나,
런던 거리의 청소부들은 왜인지 하나같이 그처럼 덩치가 크고
까무잡잡한 피부에 형광색 안전 조끼를 입고 있었던 것이다.
그는 키가 180cm는 되어 보였고, 얼굴은 작고 팔다리는 길쭉길쭉하며
전체적으로 까맣게 보여 흑인일 거라 생각했다. 



Baker street , London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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